출처: 데일리한국
제2롯데월드에 대한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대형 출입문이 떨어져 지나가던 행인을 덮치는가하면 보도블럭에서 물이 새어나와 행인들을 놀라게 만드는 등 하루가 멀다하고 잡음이 들린다. 이는 롯데그룹이 서울시의 수족관·영화관 영업 중지 명령을 받아들이고 대국민 사과를 한 지 고작 열흘 만이다. 지난 10월 중순 개장 뒤 벌써 아홉 번째 안전사고이기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26일 낮 12시 서울시에는 잠실 제2롯데월드 맞은편 잠실역 8~9번 출구 사이 보도블록에서 물이 흘러나온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롯데건설은 8호선 잠실역 8~9번 출구 사이 보도블록에서 발생한 물 역류 현상은 상수도 사업본부, 도시철도 관계자 등과 함께 조사를 한 결과, 근처 통신사 노후화된 배수관(80mm)에서 새어 나오는 물이 원인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배수관은 관리주체인 통신사 입회하에 28일 송파구청에서 응급복구 했다고 전했다.
27일에는 출입문이 분리돼 행인을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에서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 11번 출구를 향해 나 있는 1층 왼쪽 출입문 가운데 하나가 떨어져 나오면서 제2롯데월드를 나서던 정모(여·25)씨 뒤로 쓰러져 정씨의 머리와 어깨 부분이 깔렸다.
정씨는 제2롯데월드 내 의료실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았고 오후 6시 20분쯤 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정씨는 오는 29일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롯데 측 관계자는 "출입문 윗부분을 연결하는 부속품의 결함인지 시공상의 문제인지 등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사고를 당한 고객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롯데 측은 현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방문자들을 다른 출입문으로 안내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에서는 지난 10일 아쿠아리움에서 누수 현상이 발견되고 영화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진동과 떨림 현상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등 안전과 관련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과 올해 4월, 지난 16일에는 공사 중 사망 사고가 3차례 일어나기도 했다.
이 가운데 개점 한 달도 안된 롯데몰 수원점에서 발생한 누수 사고가 지하주차장 설계 오류로 인한 부실시공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자 이젠 제2롯데월드의 안전 논란도 함께 증폭되고 있다. 롯데몰 수원점에서 벌어진 누수 현상은 설계 당시 지하주차장 우수량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데서 시작됐다. 눈과 비 등으로 지상에서 차량 또는 주차장 램프를 따라 흘러내린 물이 우수관을 통해 집수정으로 빠져나가야 하지만 이 역할을 하는 트렌치(우수 구멍) 설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잘못된 예측으로 트렌치 설치 간격이 80~90m로 띄엄띄엄 설치된데다 용량도 작아 우수관에 들어찬 물이 집수관으로 가지 못하는 등 트렌치 자체가 부실하게 시공된 것이다. 롯데건설과 롯데수원역쇼핑타운(주) 등은 해당 누수 현상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 점검과 보수·보강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제2롯데월드도 부실 시공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저층부 개장을 서두르다가 부실시공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열린 국민안전혁신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층 건물은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데 이렇게 빨리 개장해야 할 이유가 있었냐"면서 "회사 이익을 위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서울시에 대해서도 "충분한 점검을 거쳐 안전을 확인한 후에 개장 허가를 내줬어도 늦지 않았을텐데 그렇지 않아 결국 이렇게 사고가 났다"고 지적했다.
최근 아쿠아리움 누수 사고를 계기로 서울시가 안전점검에 나선 것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의원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생일(11월 25일)에 맞춰 공사를 서둘렀다 사고들이 생긴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시행사인 롯데물산 이원우 대표이사는 "1,000개 이상 업체들이 입점해야 하기 때문에 1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고 해명했다.
제2롯데월드몰은 시공부터 '최고층빌딩'으로 주목을 받았다. 싱크홀 문제부터 계속해서 이목을 끈 탓에 안전 문제가 다소 과하게 부풀려지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개장 시일을 맞추느라 마무리 작업이 부실했던 것인지 확실치는 않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고가 작든 크든 우리의 미흡함으로 생긴 문제고 잘못된 부분이라 고쳐 나갈 것"이라면서 "완공 기일에 맞추느라 마무리가 부실했다는 의혹이나 날림공사라는 말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와 함께 조사를 하고 있는 부분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면 관련 자료를 대대적으로 배포할 계획이며 천장 페인트가 벗겨진 것이나 바닥 균열같은 경우는 구조물의 문제가 아니라 마감재에서 발생하는 것인데 이런 것으로 전체 건물의 안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측도 롯데의 부실한 대처로 안전 논란이 확대된것이지 건물 안전에 대한 위험은 없다고 판단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제2롯데몰 같은 메가급 타워는 공사 중 안전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인부들이 들어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는 '안전사고'로 건설사 측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어떤 건설사든 줄여 나가야 할 근본적인 문제"라면서도 "개장 이후 발생한 문제들은 '안전사고'가 아닌 정말 '재해'다. 개장 이후의 사고들로 건물 자체에 대한 안전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나도 갸우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쿠아리움의 경우 수십km가 되는 아쿠아리움 코킹 가운데 미세한 부분에 흠이 발생했던데 사람이 죽거나 하는 심각한 재해로 연결된다고 볼 수 없다. 논란이 된 천장이나 바닥 균열 등도 건축 마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렇지 건물 자체의 안전 문제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롯데 측의 대응이 미흡했고 관리 차원의 문제"라면서 "같은 일이라도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 빠르게 대처했어야 된다. 처음부터 균열에 대해 이슈가 터지면 단순히 '디자인이다'라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건설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시민들을 이해시켰으면 이렇게 계속 논란이 증폭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제2롯데의 안전 문제에 대해 서울시 측은 전문가와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실시 중이다. 서울시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오늘도 현장을 다녀왔고 전문가와 함께 구조와 재료에 대해 파악했다"면서 "세부적으로 시공, 구조 도면을 받아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 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거나 진짜 제2롯데월드몰에 안전이 미흡하다는 것은 확인된 바 없지만 시민들이 불안해하며 건물과 관련한 민원 중 가장 많은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임시사용 승인 당시 ‘예기치 못한 위험요인 발생 우려시 승인취소, 공사중단, 사용금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명시했다. 이에 시민들은 제2롯데월드 임시 사용승인 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데일리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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